본문 바로가기

과신뷰/과신대 칼럼97

다양성 가운데 일치 안녕하세요. 과신대뷰 회원 여러분. 2020년에 과신대 운영위원장으로 섬기게 된 강사은입니다. 2017년 가을에 우종학 교수님의 강의와 과도기(과학 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북콘서트를 매개로 과신대와의 만남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여전히 새내기 같은 제게 주어진 부르심에 응답하게 되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과신대뷰 회원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양성 가운데 일치” 이 말을 최근 몇 년 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생명의 다양성을 “과학과 신학의 대화”의 렌즈를 통해 보는 즐거움은 처음부터 내 안의 생명을 흥분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른바 세상 문화, 세상 학문과 불일치하는 영역이라야 성스러움이 드러난다는 식의 표현에 익숙했던 과거를 뒤로 하게 할 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오랜.. 2020. 2. 6.
그대와 나는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이다. 거리에 공기가 냉랭하고 쌀쌀맞다. 목과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손도 동그랗게 꼭 쥐고 호호거리면서 걷게 된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부서뜨릴 것 같고 내 몸의 사방을 날카로운 가시들로 찌르는 것 같다. 추위가 내게 통증을 유발한다. 무참히 냉기가 엄습해 올 때,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할 수만 있다면 동그랗게 말아서 데굴데굴 굴러가고 싶어진다. 사랑의 기원에서 플라톤은 우리의 몸은 앞뒤로 똑같은 형상이 등끼리 맞붙어 있었다고 한다. 팔 네 개, 다리 네 개로 걷다가 빨리 가야 하면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굴러다녔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겨울엔 모두 이렇게 굴러다니면 좋겠다 싶다. 추울 때 몸을 움츠리는 것은 표면적을 줄여서 열을 최대한 덜 빼앗기려는 시도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츠리지만 거기엔 우.. 2020. 2. 5.
과신대 운동에 동참해주세요. 지난 1월 21일에는 과신대 운영위가 모여서 2019년 한 해 사역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할 일들로 벅찬 느낌도 들고 재정부담으로 염려도 됩니다. 과신대가 대학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건 벌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과학이라는 말이 들어가니 딱딱하고 어렵고 뭔가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중요한 것 같긴 한데 선교만큼 중요할까, 모든 교인이 관심이 가져야 할 일일까,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답니다. 아닙니다. 과신대 운동은 한국사회라는 지형에 사는 교인들이 함께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합니다. 왜일까요? 1. 과신대 운동은 창조신앙을 바로 세우는 운동입니다. 창조신앙은 구속신앙과 더불어 함께 중요합니다. 그.. 2020. 1. 23.
[대표 칼럼] 태동기가 마무리되는 해가 되길 태동기가 마무리되는 해가 되길 2020년 새해가 불쑥 다가왔습니다. 2017년 초에 단체 등록을 마치고 태어난 과신대도 이제 4년 차를 맞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과신대 사역을 돌아보니 물심양면으로 이 사역에 함께한 과신대 정회원들과 후원자들이 생각납니다. 자문위원으로 섬겨주신 분들, 실행위원회에서 직접 몸으로 뛰어 주신 분들, 그리고 사무국 간사님들의 수고도 떠오릅니다. 2017년 여름, 과신대 사역을 위한 정기 후원 공지를 처음 올리면서, 우선 3년 동안 후원해 주시고 과신대가 잘 세워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모양새를 갖춰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2년 반 동안 사무국도 생기고 다양한 사역들도 시도해 오면서 과신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함께 뛰고 후원해 .. 2020. 1. 6.
철학과 인문학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회 철학과 인문학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회 글_ 김남호 (울산대학교 철학과) 과학과 철학은 더 만나야 한다. 카오스 재단이나 EBS 프로그램 '통찰'의 멋진 과학 강연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철학자들은 과학을 잘 모르고, 과학자들은 철학을 잘 모른다. 하지만 뛰어난 논문을 쓰는 철학자들의 경우 필요하면 과학적 지식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세계 철학사에 이름을 올린 많은 철학자들은 과학자였다. 이는 과학도 하고 철학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과학적 지식의 최고 정점에서 과학이 답할 수 있는 문제 영역의 한계를 나름대로 인식했고, 그 한계 인식에서 철학을 수행했다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흄, 라이프니츠, 파스칼, 칸트, 현대의 심리철학 전문가 등이 그런 예이다. 데.. 2019. 12. 6.
[기후변화제국의 프로테스탄트] 2. "이산화탄소" 도대체 누구냐, 넌? "이산화탄소" 도대체 누구냐, 넌? 김진수 (에딘버러대학교 지구과학부 박사 후 연구원)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막상 어떠한 원리로 어떻게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이산화탄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탐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0.04% 이산화탄소 이산화탄소(CO2)는 용어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탄소 원자(C) 하나에 산소 원자 2개 (O2)가 결합한 화학물질입니다. 전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약 400ppm인데, ppm(parts per million)은 전체 양 중 100만 분의 몇을 차지하는가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단위입니다. 즉, 100만 분의 400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로 표현하자면 0... 2019. 10. 23.
창조과학은 이신론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창조과학은 이신론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글_임택규 제가 현재 근무하는 직장은 전력회사입니다. 캘리포니아에는 3개의 전력회사가 있는데, 제가 일하는 회사는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남부에 이르는 130,000 평방킬로미터의 광할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토의 넓이가 100,210 평방킬로미터이니까, 대한민국 국토보다 약간 더 넓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 2개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샌디에고라는 도시의 바로 북쪽인 샌 오노프레라는 곳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몇 년 전에 폐쇄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가동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단 하나의 원전인 디아블로 캐년 발전소는 주정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원전 가동 허가가 .. 2019. 10. 7.
[기후변화 제국의 프로테스탄트] 1. 삶에서의 회심, 기후변화와 맞서다 삶에서의 회심, 기후변화와 맞서다 김진수 (에딘버러대학교 지구과학부 박사후연구원) 1529년 슈파이어 의회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는 더 이상 마틴 루터의 지지자들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루터파 제후들과 자유도시 대표들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에게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제국회의와 황제에게 맞선 이들을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항의 혹은 저항하는 자)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흐르며 신교도 전체를 통칭하는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500여 년 전에 제국과 황제에 맞선 이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신앙을 물려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 ‘집단’이기도 하지만 한 ‘개인’이기도 한 그들은 살해 위협 등 신변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하나님 .. 2019. 9. 25.
창조설(creationism) 논쟁을 넘어 창조론(the doctrine of creation)으로 창조설(creationism) 논쟁을 넘어 창조론(the doctrine of creation)으로 김정형 (장로회신학대학교) 한국교회의 적잖은 그리스도인들은 창조론(the doctrine of creation)을 창조설(creationism)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창조 세계의 기원과 역사에 관한 주장으로서 창조설은 창조자 하나님에 관한 교리로서 창조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상이다. 영어의 ‘creationism’을 ‘창조론’으로 번역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creationism’을 ‘창조론’ 대신 ‘창조설’로 번역할 것을 제안한다. ‘창조론’이란 용어는 창조자 하나님에 관한 교리를 가리키는 말로서 이미 아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는 한국교회의 창.. 201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