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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대 칼럼

과신대 교사모임 후기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1. 11. 10.

 

예기치 못한 기후 변화와 기후 위기의 시절을 지나고 있다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왔다. 계절에 맞춰 울긋불긋 변하는 캠퍼스를 거닐다 보니 여전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그저 감탄하게 된다. 곧 추수감사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생각에 이르자 자연스레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과신대와 관련해서 올 한해 감사할 일이 적지 않다.

 

과신대에는 초창기부터 가입했지만,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아무래도 지방에 있다 보니 서울에서 진행되는 콜로퀴움이나 소모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많은 부분을 온라인으로 돌려놓은 덕분에 작년부터 이런저런 강의와 모임들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연말에 열린 과신대 송년모임도 줌으로 열렸기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일면식 없는 분들과의 만남이 어색하면서도 긴장이 됐었는데,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그런지 마칠 즈음에는 자진해서 발언할 정도로 익숙해진 기억이 난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 자리에서 나는 새해 계획으로 두 가지 바람을 말한 것 같다. 하나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주제로 한 교양과목을 개설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대학에서 중책을 맡게 되어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과신대 교사모임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1월 21일에 단체 카톡방에 초대받은 이후로 유익하고 즐거운 만남을 가지고 있다.

 

올 한해 내가 한 일 중 신앙적으로 의미 있는 하나를 뽑으라면 단연 과신대 교사모임에 참여한 것을 꼽을 정도로 내게 미친 영향을 컸다. 과신대 선생님들과의 계속된 만남을 통해 한 분 한 분 알게 되고, 과학과 신앙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누면서 어느덧 가까운 친구들이 되었다. 책 모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이해한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는 둘도 없이 소중한 신앙의 길벗들이다.

 

과신대 교사모임에서 올해 주로 공부하고 있는 주제는 ‘진화론’이다. 대부분이 과학교사고 특히 생물 교사도 포함되어 있지만, 진화에 대해 잘 모른다는 솔직한 자기반성이 이 주제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였다.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성찰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 못지않게 과학계에서 이룬 최신 연구성과를 따라가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상반기에는 칼 짐머의 「진화: 모든 것을 설명하는 생명의 언어」를 마쳤고, 하반기에는 신재식 교수님의 「예수와 다윈의 동행」을 함께 읽고 토론하고 있다. 모임을 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그간 우리가 다윈과 진화론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상당히 피상적이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생물 혹은 대학의 생명과학개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지식이 하루게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생물학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게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진화론은 기독교를 위협하는 나쁜 이론이고, 다윈은 기독교를 비난한 것은 아니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런 거창한 얘기는 제쳐놓고라도 과신대 교사모임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큰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평소 교회에서는 내 생각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해서라기 보다는 자체 검열을 통해 말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이런 불편한 상황에서 적어도 함께 고민하고 의논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힘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과신대 교사모임 회원들의 면면을 떠올려 본다. 사는 모습은 다양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열심히 있다. 함께 도우면서 자라고 있고,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신앙과 과학, 그리고 청소년 신앙 교육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와 보시라. 화기애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든 환영이다!

 

 


 

글 | 차정호

대구대학교 화학교육과 교수, 과신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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