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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기자단 칼럼

“사피엔스의 종말과 변종 인류의 출현” 강의 요약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1. 12. 10.

제30회 콜로퀴움 “사피엔스의 종말과 변종 인류의 출현”

- 강의 내용 요약 -

 

 

 

제30회 과신대 콜로퀴움에서는 구미정 숭실대학교 초빙교수님을 모시고 ‘사피엔스의 종말과 변종 인류의 출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죽었는지도 모르는 지구를 위해 과연 어떤 인류가 나타나야 하며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는가를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 *

 

우리는 모두 사피엔스입니다. 호모 속(屬)에 속한 사피엔스 종(種)인 것입니다.

BC 7만 년에 발생한 인지혁명에 의해 다른 인간 종은 사라지고

사피엔스만 남게 됩니다. 인지혁명 이전의 인간은 미물에 불과했으나

혁명 이후 지구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오르게 되고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여 모바일 디지털화, 융합적 혁신 등

초연결 혁명의 시기에 와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피엔스에게는 원죄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피엔스의 발길이 닫는 곳마다 멸종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이후에 농업혁명을 일으키지만

잉여 자본은 상층부로 흡수되고 혁명의 주체인 농부가 오히려 더 못살게 될

뿐만 아니라 최하층민으로 전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거치며 사피엔스는 도시로 몰려들게 되는데

이러한 고대도시는 인류 문명의 산실인 동시에 병원균의 이상적 번식처가 됩니다.

8만 여명의 잉카 제국군이 168명의 스페인군에게 무너진 것은

총과 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밀집된 지역에 발생한 균 때문이었습니다.

POX AMERICANA는 미국 독립전쟁 당시 발생한 천연두에 대한 책으로

도시화되고 지구화되는 인간 문명에 많은 화두를 던집니다.

 

사피엔스가 피할 수 없는 4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지배와 전쟁, 빈익빈 부익부, 그리고 전염병입니다.

다른 종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오징어 게임의 유전자가 각인되어 있는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역병이 돌게 되어 민심이 흉흉해지는데 이때 희생양 찾기를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로마제국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일본 관동대지진 때는 우리 조선인들이 바로 그 희생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세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을 하였습니다.

50세 이상의 혼자 사는 부유한 여성들을 마녀로 몰아 죽이고

재산을 환수하여 성 베드로 성당을 지은 것입니다.

 

 

전쟁과 역병으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진 시대에

다른 한쪽에서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문학 작품이 나오게 됩니다.

세익스피어는 4대 비극을 쓰고, 세르반테스는 괴짜 영웅을 만들어 내는 등

작가들은 암울한 시대상을 자신들의 작품에 반영하게 됩니다.

네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토마스 모어,

보카치오, 세익스피어, 세르반테스 등이 대표적인 작가들입니다.

인류가 힘든 문턱을 넘어갈 때 이야기의 힘으로 시대를 극복하는

지성사적으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사피엔스는 1,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이성에 대해 과신한 모습들을

겸허하게 성찰하지 못하고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라는

‘3차 세계 대전’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오징어 게임입니다.

오징어 게임이 들려주는 진실은 무한경쟁에서는 두 번째 기회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명이 발달해도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재기의 희망,

즉, 부활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불과 150년 사이 지구에는 너무도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10억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70억이 되었고,

이산화탄소 농도 또한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인류는 약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를 칭하는

홀로세를 지나 인류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인류세는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합니다. 즉,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 생태계와 시스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인류세는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말은 아닙니다.

‘세’는 1억 년의 시간이 지나야 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고작 150년 동안 일어난 일들 때문에

지구는 1억 년을 버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2050년에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남태평양 무인도의 알바트로스

 

금성을 연구하던 학자였던 컬럼비아 대학 교수인 James E. Hansen은

자신이 크면 지구는 어떻게 되느냐는 손녀의 말에 환경운동가가 됩니다.

트럼프 정부 때 환경 관련 항의를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하였습니다.

 

 

James E. Hansen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옛날의 금성이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제는 금성의 운명을 지구가 그대로 밟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짙어지고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지구가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지구는 고혈압에 힘겨워하고 심장마비에 걸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간이 당하는 모든 증상이 지구에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열이 올라가고 숨을 잘 쉬지 못하는 등 인간과 똑같은 증상을

지구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는 인류세를 지나고 있고 그 인류세는 인간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지구를 대신해서 생각하는 ‘자의식’ 역할을 해야 합니다. Douglas J. Hall은

“하나님의 형상을 해석하는 전제는 오로지 창조주와 피조물 사인의 관계일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강한 자가 되려 하는 게임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그리고 다른 피조물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포노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데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새로운 사람의 가능성을 보여준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온전한 관계를 맺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호모 심비우스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dwina Sandys의 Christa라는 작품입니다.

a자를 붙여서 여성 그리스도의 재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2차 세계대전 지나친 군사문화, 폭력, 경쟁 등 이런 것에 대한 반명제로서

여성 그리스도를 만든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여자냐 남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피엔스가 걸어온 삶에 완전히 새로운 인간 존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독일의 판화가인 Käthe Kollwitz의 작품입니다.

그녀는 1차 세계 대전에서 아들을, 2차 세계 대전에서 손자를 잃었습니다.

작품에는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지키고 어떤 생명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단지 인간만의 구원이 아닌

피조 세계 전체의 구원이라고 하는 우주적인 의미를 함의하고 있습니다.

호모 심비우스 라고 하는 돌연변이가 나오지 않고서는

사피엔스는 그저 멸종의 역사를 쓸 뿐입니다.

 

예수께서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며 이르시되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 하시니라. (막 8:26)

 

감사합니다.

 

 

글 | 김완식 기자 (comebyher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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