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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이야기/과신대 소식

제 8회 콜로퀴움: 인간은 왜 암에 걸리는가?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6. 1.


[제 8회 과신대 콜로퀴움: 인간은 왜 암에 걸리는가? - 진화의학으로 본 생로병사]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는 지난 5 29일 “진화의학으로 본 생로병사”를 주제로 콜로키움을 개최하였다더 처치에서 열린 이번 콜로키움에서 송정식(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은 진화의학에 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진화의학은 새로운 설명 패러다임” 


손정식 교수는 진화 개념이 현대 학문의 핵심 개념으로 대두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강연을 시작하였다. 진화는 의학에서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진화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의학적 질문을 설명하였다. “인간은 왜 오래 살도록 진화하지 않았을까요?진화와 의학이 만나면 종종 듣는 질문이라고 말하면서 진화의 핵심은 유전자의 존속’”임을 강조했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개체가 오래 사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화의학에서 질병을 설명하는 이론은 크게 6가지다. 첫째 방어기전, 둘째 공진화, 셋째 새로운 환경 ,넷째 번식, 다섯째 설계상의 절충, 여섯째 진화적 유산이 그것이다. 방어기전이란 기침, 발열 등이 질병처럼 보여도 사실은 방어를 위한 우리 몸의 대응인 것처럼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일부는 몸을 지키기 위한 면역 체계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공진화는 세균과 몸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진화한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일 때 지나치게 미생물과 접촉하지 못한 아이가 자라서 면역력이 약한 사례와 같다. 새로운 환경은 인간의 종이 등장할 때 멀리 보기 위해 진화된 눈이 가까운 것만을 계속 보면서 근시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처럼 환경의 변화로 질병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환경의 대두 외에도 번식으로 위해서 진화의 유산에 따라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암은 성장과 재생의 대가


암은 양면의 칼날입니다.” 이날 강연에 따르면, 세포가 재생이 잘되고 증식도 잘하면 치유가 잘 되지만, 그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재생하면 암이 될 확률이 높다. 반면, 세포가 재생을 잘 못하고 증식도 잘 못해서 쉽게 죽으면 퇴행성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지만, 암에 걸릴 확률은 적다


세포가 많으면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도 높으므로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래는 사람보다 훨씬 큰 경우가 많지만 암 발생률은 인간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 그 이유는 유전자의 존재에 달려있다. 코끼리는 인간보다 체구가 크고 유전자가 20쌍있지만, 사람은 1쌍있다. 유전자는 세포가 제멋대로 증식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돌연변이는 누구의 탓인가. 돌연변이가 세포 수에 비례하지 않고, 암이 특정 유전자의 존재와 반비례 관계를 갖는다면, 돌연변이 자체의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게 된다. 손정식은 이날 암이 단일 세포가 아니라 미세환경, 즉 암 주변과 돌연변이 안에 있는 세포들의 총합이라고 말했다. 이 미세환경이 손상을 입으면 암 세포가 돌연변이로 갈 확률이 늘어나는 것이다. 만약 세포분열의 횟수과 암 발생률이 비례관계를 갖는다면, 성장기에 암 발생률이 더 높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세포 분열의 횟수보다는 미세 환경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결국 미세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질병은 창조 원리의 일부


이날 2부에서는 우종학(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교수의 사회로 손정식 교수과 김기석(성공회대학교 조직신학)교수의 대담이 이어졌다. “죽음은 창조의 본성의 한 부분이라는 김기석 교수는 질병과 죽음은 존재 그 자체로 뗄 수 없다고 하였다. 손정식은 질병과 죽음이 창조 당시에 있었을지 잘 알 수는 없으나 개인 질병의 원인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질병과 죽음이 타락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질병의 치료의 당위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지 모른다. 의사로서 손정식은 예수님도 많은 사람을 치료하셨듯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치료가 엉뚱한 실험으로 변질될 가능성은 없다고 하기 어려우나 규제가 많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은 하나님이 고치는게 아닙니다.” 김기석 교수는 지인 의사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간혹 기도 만으로 질병을 고쳤다거나, 불치병을 고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반대하면서 한 말이다.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구해야 한다. 손정식 교수는 기적도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나 의사는 살 수 있는 환자를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사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질병이라는 실존적인 위기 앞에 기적을 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종교의 행태는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죄책감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남은 시간을 보람차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손정식 교수는 환자와 보호자가 겪었을 시간을 위로하고, 격려한다고 한다. 김기석 교수는 보편적 원리로서의 십자가의 길을 강조하였다. 십자가의 원리는 영원한 생명의 길이고, 죽어야 할 때 죽음으로서 성취하는 길이다. 그러나 개체의 경우 주변인은 연민과 동참(compassion)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고난 받는 자에게 공감과 연민이 없다는 그것이야 말로 적그리스도적이라고 하는 김기석은 이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질병과 죽음을 완전하게 극복가능한가”, “계속되는 생명 연장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고, 의사와 신학자로서 질병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었다.

 

작성 | 류인선 기자 (과신대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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