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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이야기/과신대 소식

4월 기획 기사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5. 4.

여러분 창조부터 부활까지 모두가 다 사실입니다. 창조가 과학인 것처럼 부활도 역사입니다.” 지난 부활주일, 중랑구의 한 교회에서 설교된 내용이다. 부활주일을 맞아 많은 설교자들은 예수의 부활에 관해 설교하였다. 예수 부활의 의미 보다는 역사적 사실, 과학적 사실로 보여지는 부활에 너무 집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 교회는 유독 성경에 과학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평이다보수적인 교회에서 출석하면 창조과학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창조과학회에 따르면 5월에 예정된 세미나만 총 8회이다.[각주:1]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주최하는 세미나를 제외하고도 교역자들 개인이 진행하는 창조과학 교육은 셀 수 없이 많다.


- 한국에서 창조과학이 유행하는 이유


창조과학은 미국을 지나 한국으로 들어왔다. 보수적인 기독교 분위기와 함께 창조과학은 한국 기독교에 자리 잡았다. 진규선(뮌헨 한인교회 청소년부) 목사는 다음과 같은 것을 이유로 뽑았다. “첫째, 한국 공교육에 종교 과목이 부재하다. “종교에 대한 교육을 오로지 종교 단체에만 맡기면서 종교에 대한 공정한 시각을 잃었다.” 공교육에서 종교를 객관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둘째, “신학교가 신앙 고백을 요구하고, 무엇보다 교단 정신을 주입하는 곳으로 작동한다교회에서 성도들을 가르치는 목회자들에 대한 교육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학교에서 학문으로서 신학을 가르치기 보다는 교단 정신을 주입하느라 바쁜 모습은 뼈아픈 현실이다.


진규선 목사에 따르면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아디퉁(2017 8 7 보도) '신앙과 진화, 어울릴 있을까?'라는 사설이 기고되었다. “ 사설에 따르면 미국인의 2/3 혹은 3/4 하나님의 인간 창조를 믿는 반면, 독일인은 20%만이 그러한 하나님의 인간 창조를 믿는다. 한국 기독교인들도 상당한 수준으로 창조과학식 인간 창조를 믿을 것이다. 차이는 독일의 공교육에서 객관적인 종교를 가르치기 때문일 것이다.

 

창조과학 부정, 신앙을 위협하는가

 

창조과학은 기존 교리를 강하게 지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예수님의 대속은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에 기초한다. 인간이 죄인인 이유는 생활에서 짓는 죄뿐 아니라 원죄 때문이다. 창조과학은 우리가 원죄를 가진다는 교리를 그럴하게 설명한다반면, 창조과학은 비상식적으로 과학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신학적 빈곤을 가져온다. 하나님의 창조를 문자 그대로 사실로 인정하고 그것이 사실이라는 주장은 창조의 신학적 의미를 퇴색시킨다. 창조 기사가 기록된 신학적 이유를 읽어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창조과학을 부정하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진규선 목사는 원죄 교리가 먼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대속 교리가 먼저 있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 바로 원죄 교리라고 주장한다. “타락 이야기가 전설이나 신화의 옷을 입었지만, 실제 역사 속 벌어진 사건으로 보는 대안은 고려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유치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 대안은 왜 원죄 교리가 현대 학문에 비추어서 문제가 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한 채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속 교리라는 목줄에 매여 있다면, 신학적 반성은 불가능하다.”

진규선 목사는 신학이 기존 신학을 정당화 하는 행동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사가 토마스 쿤은 패러다임 전환은 전체론적이라고 주장했다. 개념, 존재론, 논리학을 포함하는 모든 측면이 전체적으로 다 변화한다고 한다. 창조과학에서 벗어나려면 기존 신학으로부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진다.

 

창조과학 거부와 예수 연구

 

최근 교계에서는 리스트로 벨 등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리스트로 벨은 예수에 관한 기록이 대부분 역사적 사실이라는 주장을 하기로 유명하다. 또 한편으로는 역사적 예수 연구를 소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학자 부류도 있다. 역사적 예수 연구는 복음서의 예수 기사를 역사적으로 연구하려는 노력으로 시작되었다창조과학을 부정하면 기존 성경 해석 방법을 전복해야 한다. 예수님에 관한 본문들도 예외는 아니다. 진규선 목사는 역사적 예수는 여전히 고전적인 신학적 색채가 남아있는 영역이라고 주장하며 실제로 예수에 관한 역사적 자료는 제로에 가깝다고 했다. 진규선 목사는 신앙과 과학을 분리하자고 한다.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많은 교리 항목으로 체계를 세워 구성한 신앙은 필연적으로 명백한 사실과 마주칠 때마다 고민해야 한다. 그에 비해 신앙이 단순하다면, 오히려 관용적인 사람이 되고 동시에 소위 합리적인 사람으로도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창조과학 없는 교회 가능한가

 

창조과학 없는 교회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젊은 교역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다. 교단에서 나온 교재는 거의 대부분 창조과학을 기초로 쓰여있는 경우가 많다. 보수적인 교회일수록 이런 정도는 더 심하다. 기존 교재들은 과거의 시대 정신의 산물이라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목회자와 교회 학교 교사들이 함께 공부할 것을 주문한다. 교회 교육도 일종의 교육이라는 전제 아래서는 교육자들이 먼저 숙지되어야 하며, 가능하면 교재를 직접 만들것도 주문하였다


설교자들은 창세기를 설교하기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부교역자들은 보수적인 담임 목회자 눈치를 보게 되고, 담임 목회자 역시 교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를 계산하기 마련이다. 대안은 성경을 그대로 가르치는 교회다. 성경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되, “하나님의 이름이 다르다는 것, 창조의 순서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 다음, 그 이유는 창세기는 후대에 편집된 문서이기 때문이라는 것등을 알려줄 것을 조언한다. 최종적으로 창세기가 저술되던 당시의 신학적 고민을 설명한다. 현대의 고민을 그 위에 덧 입히는 작업은 설교자들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짐이다.

 

교계도 유사과학에서 벗어나려면  이성을 되찾아야

 

진규선 목사는 신학전공이 아닌 기독교인들에게 말씀을 공부할 것을 당부하고 신앙을 단순화하라고 조언했다. 말씀을 공부하는 태도는 오랜 시간 강조되었지만, 성도들은 그 노력을 게을리 했을지 모른다. 단순하게 성경 내용을 많이 아는 것보다 본문의 신학적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교계는 국제적인 대화에 참여할 것을 주문하였다. 교계의 보수적인 교단들은 유독 국제적인 수준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학술 연구, 교파간 대화, 종교간 대화에 이를 필요가 있다. 교계는 비이성적 신앙에서 탈피하고, 성경에 기반한 신학과 신앙을 세우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 오늘날 교계가 방점을 찍어야 할 지점은 모든 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종교를 반성해야 하는 현실이다.

 



작성 | 류인선 (과신대 기자단)


** 인터뷰의 내용은 본지의 주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한국창조과학회, 이달의 세미나(http://www.kacr.or.kr/seminar/schedule.as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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